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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일꾼
  • 18-07-23 11:36
  • 2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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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일자리 참여자 이성례 님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안내데스크에서 근무하는 이성례 입니다.”
 
복지관 정문 바로 앞 안내데스크에서 늘 밝게 인사해주시는 이성례 님을 만났습니다. 복지관에 근무하며 삶이 경쾌해지고 행복해졌다는 긍정의 힘이 넘치는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어떻게 안내데스크에서 일하게 되셨어요? 
 
  원래는 여러 가지 일을 했었는데 건강이 안받쳐줘서 차츰차츰 하던 일들을 못하게 됐어요. 그 때 어느 날 갑자기 구세주처럼 전화가 왔어요. 너무나 반가웠죠. ‘나 요즘 논지가 여러 달 됐습니다.’ 하니 ‘월급은 얼마 안 되지만 복지일자리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한 번 여기 다녀가시고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얼른 신청하고 정말 기다렸죠. 며칠 뒤에 정말로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올해 1월부터 내가 안내데스크를 근무하게 됐어요. 
 
  여기에 근무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건 5~6년 전에 활동지원사 교육을 받으러 왔을 때 처음 알았어요. 그 때는 제가 조금씩 하는 일이 있어서 신경을 별로 안 썼죠. 이후에도 내 몸에 맞는 적당한 일자리가 있나. 한 네 번 정도 왔다간 거 같아요. 한 번은 구산동 요양병원에 취직했었는데 주말엔 주방일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서 이틀인가 삼일인가 하고 그만두게 됐어요. 활동지원사도 내 건강이 자꾸 나빠지니 못하겠더라고요. 내 힘과 체력이 받쳐줘야 되는데 내 욕심 부리다가 상대편을 다치게 하거나 잘못되면 어떡하나 그 불안감이 심했어요. 아 복지관에는 내 몸에 맞춰할 일이 없구나 싶었죠. 마지막에는 천안까지 가서 보름에 한 번, 어떤 때는 한 달에 한 번만 집에 오면서 일했어요. 옷 가게였는데 계산하고 봉지에 싸주고 이런 일만 했죠. 나는 오래 앉아 있어도 아프고 오래 서있어도 다리가 붓고 한데 앉았다 섰다하면서 하니 괜찮더라고요. 그 때도 복지관에서 전화가 두 번이나 왔었어요. 천안에 있다 했더니 그리 멀리 갔느냐고 만약에 근무를 못하게 되서 서울 올라오면 연락하라고 해주셨죠. 자주 연락 주시고 챙겨주신 덕분에 다시 근무하고 있어요.
 
 
1월에 있었던 장애인복지일자리 참여자 기본교육
1월에 있었던 장애인복지일자리 참여자 기본교육
 
 
 
 복지관 어떠신가요? 
 
복지관을 처음 만나셨던 때가 기억나는지 여쭤봤는데 올해부터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십니다.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며 발달장애인을 포함해 많은 장애인 분들에, 스스로에, 그리고 복지관에 편견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하셨습니다.
 
  복지관 첫인상은 좋았죠. 내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거보다 굉장히 체계적이고 모든 움직임이 좋았어요. 같이 일하시는 분들도 서로서로 협조가 되고. 뭐 배우는 거도 잘 되어있고. 직원들도 상냥하고. ‘우리나라 복지가 이정도로 좋구나’ 라는 걸 처음 알았죠. 복지관은 장애인이 뭔가를 배우는 곳으로만 알았지 내가 직접 근무하는 건 꿈에도 몰랐거든요. 다른 사회보다 굉장히 맘 편히 근무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좋더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기분도 좋아요. 아닐 때는 다른 부서에 가서 무슨 일을 해도 복지관에서 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물론 안내데스크에 계속해서 근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요.
 
  오기 전에는 복지관이 약간 군대식이지 않나 했어요. 엄청 딱딱하게 생각했었죠. ‘내 몸이 못 따라주면 또 중간에 나오겠구나’ 그런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힘들 거 같고. 장애인분들이 많이 오시면 내가 다 응대해야 되는데 어후 저걸 내가 해낼라나 걱정했어요, 사실은. 처음에는 겁을 좀 먹었죠. 문을 통과해서 들어오면 저기 갈 때 까지 가만히 쳐다보고 그랬거든요. ‘넘어지면 어떡하지 저러다 다치면 내 책임이 아닌가.’ 그래서 눈이 자동으로 따라갔어요.
 
  근데 해보니까 언어가 좀 미숙하고 인지가 약해도 대화를 하면 소통이 되더라고요. 뭔가를 할라고 하고 체계적으로 그렇게 배움을 많이 하는 장애인 분들도 인상적이에요. 전에 ‘오늘은 비가 오니까 장애인 분들이 못 오시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막 우르르 다 오시는 거예요. 배울라고. 나는 만날 ‘다리를 다쳐서 이래가지고. 나는 낙오자다. 나는 이제 인생 종쳤다.’ 항상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나도 열심히 뭔가를 하려고 하고 살아야겠구나.’ 그런 용기가 생겼어요. 그걸 알게 되서 갈수록 마음이 편해요. 이걸 내가 진작 알았더라면 싶어요.
 
 
 
 안내데스크에서 일 하시면서 좋은 점, 힘든 점은 어떤게 있을까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계속해서 뭔가를 하니까 내 행복도가 높아졌어요. 건강에 무리도 안 오고 생활도 밸런스가 맞춰져서 좋았어요. 게다가 내가 부족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배울 수도 있어서 너무 좋아요. 오전에만 근무하니까 오후에는 정보화교육장에 가기도 하거든요. 우리 나이가 되면 스마트폰 쓰는 법도 깜박깜박하니까 또 다시 가서 배우고 이렇게 해요. 식사도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고 해서 요즘 참 살만한 세상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많은 사람이 오가는 복지관이다 보니 몇 시간 씩 짐을 맡겨두고 왔다 갔다 하시는 분들, 점심 먹을 수 있냐며 막무가내로 들어오시는 분들, 서랍을 뒤져서 커피나 차를 빼먹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도 특별히 크게 힘들지는 않다며 씩 웃고 손사래 치십니다.
 
  저한테 뭐 크게 그렇게 어렵게 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응대하는 게 좀 힘들죠. 제일 많이 오는 전화는 복지관 위치 묻는 전화예요. 도대체 서울재활병원 앞에 와도 복지관 이정표가 없대요. 좀 크게 화내신 분도 계셨어요. 전화를 다섯 번 해갖고 물어오는 사람은 한 6명인가 있었고.
  가끔은 뭐랄까 뚜렷한 핵심 없이 막 전화를 해서 횡설수설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대응을 하다가 안 될 때는 무조건 사무실에 연결을 시키는데 계속 전화하시면서 나중에는 막 불친절하다 하시고 그럴 때 어렵죠. 한번은 관장님, 국장님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아니 선생님들하고 연결시키겠다, 사유가 있으면 얘기를 해달라’ 하니까 아니 직원이 되가지고 휴대폰 번호도 모르냐 막무가내일 때도 있었어요. 하다하다 안될 때 사무실로 연결을 시켜요. 그러면 선생님들이 잘 대응해주시고 발신번호 확인해보고 ‘이 번호는 전화 또 오면 어떻게 하세요.’ 알려주시고 그러죠. 그런 거 말고도 항상 뭔가 부족한 거, 어려운 일 있으면 말하라고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죠.
 
복지관 현관에 있는 안내데스크. 더울 땐 제일 덥고, 추울 땐 제일 추운 자리인지라 걱정이 되어 온도로 어렵지는 않으신지 여쭤봤는데 본인보다 다른 분들을 더 걱정하셨습니다.
 
  덥거나 추울 때 걱정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 그런 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어요. 그 자리가 자꾸 문이 열리고 하니까 온도조절에 약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도 나는 안내데스크 앉아있으면 되는데 밖에서 오시는 분들 땀을 죽죽 흘리고 걸어오지, 청소하시는 분들도 땀 흘리면서 일하는데 나는 가만히 앉아서 있자니까 많이 더운 날은 좀 미안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선풍기 나 쓰라고 갖다 놔줘도 반대로 놔놓기도 하고 그래요.
 
 
복지관 1층 안내데스크에 앉아 근무중인 이성례 님
복지관 1층 안내데스크에 앉아 근무중인 이성례 님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을 주변에 소개한다면? 
 
 내가 책 보는 걸 좋아하는데 도서관에도 좋은 책이 많아서 수시로 빌려다 보니 너무 좋고, 옥상정원도 가보니 아름답고 좋아요. 여기다 어떻게 이걸 만들면서 고생을 얼마나 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지더라고요. 무엇보다 복지관에 잘 안 오시는 분들은 뭐하시는 곳인지 잘 몰라요. 저도 몰랐고. 그런데 생각하는 고정관념 보다 분위기도 좋고 장애인들 역시 자기 특기를 살려서 뭔가를 하나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거를 알려주고 싶어요. 저도 가끔 3층에 올라가서 한 번 씩 보거든요. 작품이나 사진도 감탄스럽고 사군자 걸어놓은 것도 보고 감탄하고 그래요. 참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지만 참 대단하다싶고.
 
  복지관에 다니면서 내 생활이 심적으로 굉장히 풍부해졌어요. 내가 전에 없이 굉장히 쾌활해지고 기분도 좋아요. 전에는 이렇게 계속해서 5-6개월, 1년 씩 일해본 적이 없어요. 길어야 석 달 일하면 다시 한두 달 쉬어야 하고. 그래서 우울한 시간이 많았죠. 친구들이 불러도 안 나가고 꼭 가야되는 자리만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했어요. 그냥 다니기가 싫더라고요. 여기 출근하게 되면서부터 자신감도 생기고 약간이 살아가는 인생의 행복도가 진짜 좋아졌어요. 지금은 운동 동호회도 가고, 친구들하고 깜짝 여행도 가고, 식사 하자고 불러도 바로 나가고. 하여간에 경쾌해졌어요 사는 게. 친구들도 ‘요즘 너 좋은 일 있냐. 어쩜 그리 목소리가 맑아졌냐. 너 목소리가 나비처럼 날아가는 거 같아.’ 해요. 그렇게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요. 항상 감사합니다.
 
 
이야기 나누는 내내 스스로의 이야기 만큼이나 복지관에 오시는 참여자 분들, 같이 근무하시는 다른 분들, 복지관 직원들 이야기를 빼놓지 않으십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하다고 하니 실제로 도움을 주고 살지는 못한다며 쑥스러워하십니다.
 
처음 인터뷰 제의를 받았을 땐 표정이 안 좋으셔서 하기 싫으신 건 아닌지 마음이 쓰였는데 ‘혹시나 잘못 이야기해서 복지관에 누가 되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이셨다고 합니다. 인터뷰 내내 밝게 웃으며 ‘감사하다, 고맙다’는 해주셔서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복지관의 현관에서 밝은 에너지를 많이 나눠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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