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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일꾼
  • 18-03-20 09:44
  • 6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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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쿠르트 표화순 여사님 이야기
 
  인터뷰·정리 지역참여팀 손단비
 
봄이 성큼 다가와 유독 따뜻하던 날,
복지관 주변을 돌며 배달하시는 한국야쿠르트 표화순 여사님을 만났습니다.
 
오는 3월 말이면 22년을 지켜온 구산동을 떠나신다는 소식에
서둘러 연락드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요청드렸습니다.
 
윙- 하는 소리의 전동카트를 타고 골목을 누비던 능숙한 모습과는 다르게
“어떻게- 나 진짜 말 못하는데. 아이고..”라며 연신 쑥스러워 하셨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한국야구르트 갈현대리점 22년차 표화순입니다.
구산동-역촌동 일대 돌면서 야쿠르트 배달하고 있어요. 지금 복지관에서도 직원 4분이 배달 받아 드세요.
 
 
 야쿠르트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96년에 IMF가 왔잖아요. 아들 둘이 초등학생, 중학생 해서 한참 학교 다닐 때 였죠.
저희가 전세를 얻어 살았는데 집에 문제가 생겨서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거예요.
그래서 그 때 급하게 시작했죠. 지금은 애들 다 커서 큰 아들은 결혼도 했어요.
 
전동카트를 타고 배달 중인 표화순 여사님
전동카트를 타고 배달 중인 모습
 
 
 복지관은 언제부터 오셨어요? 
 
복지관에는 일 처음 시작하자마자부터 배달했죠. 
 
처음에는 여기 재활병원도 없었고, 체육센터도 없었어요. 
저기 구산연립인가? 거기는 다 판잣집이었고. 지금 법인 주차장 자리 거기도 다 테니스장이었어요.
경남아파트도 없었고, 그 위에 그린빌도 다 판자촌이었잖아요.
거기도 애들이 학교 갔다 와서 책가방 팽개치고 엄마 도와주느라고 애들이 많이 고생했어요.
 
복지관 직원 선생님들은 많이 친절하셔서 좋아요. 저도 복지관을 20년 넘게 다니니까 친한 선생님들도 많아요.
천우진 선생님도 좋고, 최지연 선생님도 좋고, 오은주 선생님도 좋고, 김선미 선생님도 좋고 다 좋아요. 다들 오래 알고 지냈죠.
 
오은주 선생님은 결혼하기 전부터 알아요 제가. 한 10년 됐나? 제가 중매하려다 말았잖아요. 하하.
선생님이 다니시다가 잠깐 휴직했다가 다시 나오시는 그 동안에도 쭉 오랜 단골이세요. 그 역사를 다 알고 있어요.
왕수정 팀장님도 잘 아는데 다시 나오시면 또 뵙기가 힘들겠네.
 
 
복지관 4층 냉장고에 배달음료를 넣으시는 모습
복지관 4층 냉장고에 배달음료를 넣으시는 모습
 
 
 복지관 주변이다 보니 장애인이나 장애인가족 손님도 많으시죠? 
 
아무래도 다른 구역보다 장애인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죠.
휠체어 타고 다니시는 분들 안쓰러워서 좀 도와드리기도 하고. 근데 뭐 내세울 거 없죠.
저는 장애인은 조금 불편하다 뿐이지 우리하고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애를 많이 쓰는 모습이 조금 안쓰럽죠.
 
그 총각이 이름이 누구였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 휠체어 이용하시는 분 한 분이 굉장히 오래 만났어요.
옛날에 여기 체육센터에서 결혼식도 했잖아요. 여기서 학교도 다니시고. 지금은 그린빌 아파트에 살아요.
장이 좀 안 좋으셔가지고 저한테 지금도 배달해드세요.
 
 길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겠어요. 복지관 어딘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네. 체육센터 앞에서 복지관 찾는 분들이 많아요.
물어보시면 저는 자신 있게 안내해드릴 수 있어요. 모셔다 드리기도 하고. 
안내만 해드릴 때는 아파트 쪽으로 가서 대영학교 쪽으로 올라가서 빨간 건물로 가라고 할 적도 있고,
체육센터 뒤 쪽으로 들어가서 돌계단으로 올라가라고 할 적도 있어요.
두 가지 길을 다 잘 알죠. 눈만 뜨면 생활하는 곳인데.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 아줌마 위치찾기에 나오는 표화순 여사님 위치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 아줌마 위치찾기에 나오는 표화순 여사님 위치
 
 이제 이 동네 오실 일도 며칠 안 남았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한 보름 남았나요? 계속 다니던 길인데 안 볼 생각 하면 서운하죠. 20년을 넘게 했는데.
정든 사람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진짜 시작하는 거보다 그만두는 게 더 힘들어요 지금은. 많이 아쉬워요.
그렇지 않아도 방금도 아시는 분하고 또 눈물을 뺏어요. 그 분이 또 우셔가지고.
 
고정으로 배달 가는 분들한테도 요즘 말씀 드리고 다녀요.
이제 오래 했으니 쉴 때가 됐다고 잘했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그만두지 말라는 분도 있고 그렇죠.
그만둔다고 하긴 했어도. 아이고 누가 지금 붙잡으면 또 붙잡힐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진짜 아쉽긴 아쉬워요. 근데 이제 오래했으니까. 다른 일도 좀 해야죠.
 
제가 올해 67세예요. 이제 쉴 때 됐죠 뭐.
지금은 애들도 다 키우고 했으니까 조금 여유가 있거든요. 옛날에 여유가 없어서 시작한 일이지마는.
이제 좀 베풀고 살고 싶어요 나도요. 받은 만큼 갚아야죠. 끝내고는 봉사활동 하고 싶어요.
교회 가니까 주일은 안 되도 토요일은 괜찮죠. 평일도 다 괜찮고.
대신에 4월 한 달은 좀 쉬려고요. 일하는 동안은 빨간 날 아니면 쉬지도 못했었어요.
 
 우리 동네를 다른 분들께 소개한다면? 
 
이 주변은 서로서로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좀 대하면 좋겠어요.
 
옛날에 손수레 끌고 다닐 때 애들이 우산도 빼가고 제품도 뒤져서 갖고 가고 그랬어요.
가방에다 메고 가면 가방 잡아당겨서 뺏는 애들도 많았죠.
근데 그게 나는 짜증스럽기 보다도 장애로 인해 생각이 조금 부족한 아이들도 있잖아요.
장애를 조금 이해하고 예쁘게 좀 다독거려주고 하면 좋겠어요.
 
먼저 아는 체를 하고 뭐를 좀 주잖아요. 그러면 아이들이 그게 고맙고 좋아가지고 또 와요. 자꾸 와 이제.
이런 모습을 편견을 가지고 보지 말고 내 자식이다 생각하고 다독거리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나누는 짧은 시간 사이에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기억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여러 사람의 이름이 언급되었습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면 한참을 고민하며 안타까워하시고,
어느 날 갑자기 안보이던 분의 이야기를 하시며 서운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셨습니다.
 
잠시 지켜보는 동안 오가는 분들도 친근하게 눈인사를 나누거나 다가와 길을 여쭙곤 하십니다.
터줏대감처럼 길도, 사람도 잘 아는 여사님이 떠나시는 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질까 걱정됩니다.
 
이야기 끝에 봉사활동은 정말로 하고 싶으니 필요한 부분 있으면 연락 달라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20년간 이어져온 인연이 더 끈끈하게 연결되고 이어져나가길 기대해봅니다.
 
지난 22년.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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